정과 말갛고 정갈한 과자

2021. 12. 8. 16:05카테고리 없음

정과 말갛고 정갈한 과자


숙실과(熟實果)에 속하는 정과(正果)는 생과일이나 식물의 뿌리 또는 열매에 꿀을 넣고 조린 것으로 전과(煎果)라고도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이름난 나무 열매(名菓(명과))와 아름다운 풀 열매(美蓏(미라))를 꿀에 달여서 볶은 것을 ‘정과’라고 한다. 신맛도 없어지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밀전과(蜜煎果)라고 하며 즙까지 낸 것이 수정과이다.” 하였다. 이와 비슷한 서양 음식으로는 과일을 달게 조린 잼, 젤리, 마멀레이드 등이 있다. 

정과에 쓰는 과일로는 유자, 모과, 산사(아가위), 살구 등 섬유소가 많거나 단단하고 껍질이 있는 것이 좋고, 뿌리 식물로는 연근, 무, 당근, 인삼, 도라지, 생강, 우엉 등이 알맞다. 박이나 호박을 타서 말린 오가리로도 만든다. 섬유소가 없거나 물이 많은 과일은 좋지 않다. 억세고 단단한 채소도 끓는 물에 한 번 데쳐서 조리면 잘 물러지고 잡냄새가 없어진다. 


정과는 꿀을 넣고 오랫동안 서서히 조려 색이 진하고 말갛게 비쳐야 잘 된 것이다. 연근정과는 연한 붉은빛이 돌고, 도라지정과는 노란빛이 돈다. 유리처럼 투명하게 잘 된 정과를 깨끗한 접시에 담아 놓으면 아주 정갈해 보인다. 박이나 오가리를 조릴 때 오미자를 함께 넣으면 붉은색이 나고, 푸른빛을 내려면 청색 식용 색소를 약간 넣는다. 박오가리는 조려서 나뭇잎 모양의 틀로 찍어내서 꽃 모양의 연근이나 당근정과와 함께 담으면 잘 어울린다. 

원래는 꿀을 넣고 조렸으나 지금은 맑은 물엿이 값도 싸고 끈기가 있어서 설탕과 섞어 쓰면 좋다. 설탕과 물엿을 반씩 섞고 마지막에 꿀을 넣어 향을 내는 것이 좋다. 설탕만으로 만들면 딱딱하고 버석버석하며 물엿만 넣으면 들러붙는다. 

연근과 무는 날로 바로 조리면 색이 검어지므로 데칠 때 식초를 약간 넣어 변색을 막도록 한다. 다 된 정과는 하나씩 떼어 기름을 약간 쳐서 뒤적여 늘어붙지 않게 하며 재료 무게의 50~60% 정도의 당분을 넣는 것이 적당하다. 또 소금 간을 약간 하면 단맛이 더 난다. 

궁중의 잔치에는 연근, 생강, 도라지, 청매, 모과, 산사, 산사육, 동과, 배, 두충, 왜감자, 유자, 천문동으로 만든 정과를 차렸고, 중국에서 들여온 건과로 만드는 당행인, 고현, 건포도, 이포, 피자 정과와 당속정과 20여 가지가 있다. 옛 음식책에는 앞에 나온 정과 외에 들쭉, 호두, 순(蓴), 인삼, 무, 생강, 청행, 도행, 죽순, 송이, 복숭아 정과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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